우리 아이 게임중독에서 구출하기 #1
유해한 게임의 플레이를 방지하는 방법
Written by goo






goo talks -



 기존 칼럼 성격과는 전혀 맞지 않지만, 컴퓨터 게임을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이자 그와 관련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야기를 좀 해 볼까 합니다.  게임 중독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겠지만, 다루고 싶은 이슈 두 가지는 1) 게임이라는 미디어 컨텐츠의 유해성, 2) 게임 중독이라는 사회 이슈의 '사회' 적 시각으로부터의 해결방안이 되겠습니다.


 이 공간은 주로 20대 후반의 친구들을 위해 글을 쓰려고 마련한 곳이기 때문에 '뭐 이런 이슈가?'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아동 교육과 관련된 이야기들보다는 산업적, 사회적 이야기들이 더 많이 나올 테니 이런 방법으로도 해결해볼 수 있겠구나- 하는 시사점을 찾아 가신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goo 의 간단한 소개


 일단,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는 전국의 모든 학교 선생님들과 학부모의 공공연한 주적인 게임 개발자입니다.  명절 때에 가족들 모임에 나가면, 조카들로부터는 프로게이머 다음으로 존경받는 존재이지만, 형수들로부터는 '우리 애한테 뭐라고 말 좀 해 줘요.' 라는 군소리 아닌 군소리를 듣곤 합니다.  하지만 게임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서 나쁜 사람은 아니고, 학창 시절에는 공부도 잘 했고, 모범생이었던 소중한 아들이었지요.  물론 밤에 잠도 자지 않고 게임을 할 만큼 컴퓨터 게임을 사랑하기는 했습니다.


 10여 년 전에도 게임 중독과 관련한 에피소드들은 꽤 많이 있었습니다. 당시엔 느려 터진 모뎀으로 텍스트 기반의 MUD 게임을 즐기는 친구들이 꽤 있었는데, 덕분에 옆 반 누구누구가 '시간여행자' 라는 게임에 빠져서 전화비가 50만원이 나왔다더라 하는 이야기가 학교에서도 많이 돌곤 했었지요.  저 역시도 집에만 가면 게임을 하고 밤을 꼬박 새우고 학교에 와서는 엎드려 자는 게 하루 일과였습니다만 지금과 같이 한글 번역판으로 게임이 잘 나오지 않던 당시에는, 영어로 혹은 일어로 나오는 게임을 너무나 하고 싶어서 영한 사전을 옆구리에 끼고 단어를 찾아 가며 게임을 했었지요.  잡지나 게임 웹진같은 것들이 지금처럼 잘 갖춰지지 않았으니, 학교에 와서는 친구들과 전날 열심히 플레이했던 게임 공략들을 공유했습니다.  하지만 컴퓨터가 지금처럼 많이 가정에 보급되어 있지는 않아서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은 한 학년을 뒤져야 몇 명 나올 정도였습니다.


 당시 우리 어머니는 제가 모니터 앞에 앉는 것만으로도 발작에 가까운 거부반응을 보이셨습니다만, 아이러니하게도 게임 덕분에 대학에 올 때까지 별달리 영어공부를 하지 않았지만 해외에 나가서 외국 친구들과 <각 국가의 역사적 배경과 그 국가의 문화컨텐츠의 양적 질적 차이의 상관관계> 라든가 하는 주제를 두고 이야기하는 데에 무리가 없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고등학교 때에야 제법 열심히 공부를 했고, 대학에 왔고, 어찌 어찌 하다 보니 그 좋아하던 게임 덕에 군대도 가지 않고 개발 업무를 할 수 있게 되었고 - 물론 우리 가수 싸이보다는 백만 배 열심히 일했습니다 :-)  - 현재도 꽤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왜 부모들은 게임을 싫어할까?


 이런 제 입장에서 어릴 적부터 가장 궁금했던 것이 이 질문이었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왜 내가 게임만 하면 싫어할까?'  아무래도 공부를 해야 할 시간에 네모 상자 앞에 멍하니 앉아서 헤~ 하고는 키보드만 두들기고 있으니 한심스럽고 걱정스럽게 보였을 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처음 이쪽 일을 하겠다고 집에 말씀드렸을 때에 아버지 어머니 두 분 다 매우 탐탁찮은 표정으로 '니, 그, 뿅뿅, 그거 만든다고-_-?' 라고 반응하셨던 걸 보면 지금의 부모들이 느끼는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겠지요.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게임을 하느라 정신이 팔려 공부를 하는 것 외에, 게임 그 자체가 아이들에게 유해할 수 있다는 생각일 겁니다.  물론 지난 수 년간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서든어택> 이라든가, <GTA> 같은 게임들이 총기사고나 폭력사고의 제1 원인은 아닐지라도 최소한 영향은 줄 수 있다는 것을 떠올려 보면 일부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 외에도 집 안에 틀어박혀 게임만 하는 아이는 학교에서의 성적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사회성이 부족해질 수도 있고, 시력 문제, 소아비만 등, 갖다 붙이자면 나쁜 쪽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젊은 부모님들, 맞나요?












아이들에게 유해한 게임에 관한 오해


 이번에는 게임의 유해성에 관한 이야기들을 주로 미성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야기할까 합니다.  사실 성인이 도박 중독, 알콜 중독, 성매매 중독, 게임 중독이 된다고 해서 말릴 수 있는 건 아니니 말입니다.  이런 부분은 잠시 차치해보기로 합니다.


 




 위에 첨부한 사진은 현재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게임, <서든어택> 입니다.  간단히 양측이 총싸움을 하는 게임인데, 상대의 머리를 맞추면 한 방에 죽고, 몸은 여러 번 맞춰야 합니다.  때문에 '헤드샷' 으로 상대의 머리를 날려줄 때 손맛이 오는 게임이지요. 





 위의 게임은 <GTA : 샌 안드레아스> 라는, 전세계적으로 빅히트를 친 게임입니다.  리얼한 도시를 돌며 흑인 갱스터 패밀리의 일원으로 사람도 죽이고, 물건도 빼앗고 다니는 자유도 높은 게임이지요.  위에 잡힌 장면은 길가에서 아무 차나 잡고 강탈하고 있는 장면이니 이른바 '유해한 게임' 으로서는 그 어느 것에도 지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은 <기어즈 오브 워> 라는 게임으로 <GTA>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히 히트한 게임입니다.  말 그대로 전장의 전투머신같은 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려냈지요.  하드코어한 게임의 대열에는 끼지 못하지만 - 이보다 잔인한 게임들은 얼마든지 많이 있다는 이야기 - 전기톱으로 상대를 썰고 총을 쏴대야 하는 게임입니다.


 학부모 입장에서 이런 게임들을 보고 나면 아마도 가슴이 서늘해지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멀쩡하게 지나가는 차의 운전자의 머리를 총으로 쏴 맞춘 다음, 차에서 끌어내어 전기톱으로 몸을 썰고 차를 훔친 뒤 어딘가로 가 차를 폭발시켜버리는 게임을 하고 있다니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게임들은 어린 아이들이 절대 할 수 없습니다.


 처음에 보여드렸던 <서든어택> 의 경우 기본적으로 15세 이상 - 중학교 3학년 나이인가요? - 만 즐길 수 있으며, 그나마도 핏방울은 볼 수 없습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국내에서는 붉은 혈흔이 보이면 대개 18세 이상의 등급을 받게 됩니다.  맨 아래에 첨부한 <기어즈 오브 워> 는 당연히 18세 미만은 즐길 수 없게 되었고, <GTA> 시리즈의 경우는 국내 등급 심의에서 통과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등급 심의의 대상이 되는 게임에 따라 조금 일관성이 없다고 하여 말이 많기는 해도, 얼마 전까지는 현실적인 상황을 감안하지 않고 심할 정도로 등급을 엄하게 매긴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 국내 영등위 - 영상물등급 위원회 - 혹은 게등위 - 게임물등급 위원회 - 입니다. 최근에 와서 완화되었다고는 하지만, 폭력성이나 도박성 등이 있는 반사회적 행위가 게임 요소로 추가되는 경우에는 분명히 엄한 등급을 받게 됩니다.  일부 게임의 경우에는 게임 내용과는 무관하게 여성 캐릭터의 노출 정도만으로도 엄한 등급을 받기도 합니다.  때문에 애써 그려낸 옷을 입힌다든가 하는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지요.  (이런 경우 성인 유저들은 크게 아쉬워하지만 말이지요;)












하지만, 우리의 아이는 안전할까?


 하지만 21세기의 어린이들, 청소년들은 부모보다도 똑똑합니다.  게임은 친구에게서 대여할 수도 있고, 일반 게임샵에서도 미성년자라 해도 별 제약 없이 성인 등급의 게임들도 구입하는 것이 현실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옥션과 같은 중고 장터에서도 얼마든지 구할 수 있구요.  성인만 즐길 수 있는 온라인게임이라고 해도, 부모의 주민등록번호로 가입할 수 있는 방법 역시 얼마든지 있습니다.  부모 핸드폰만 잠시 빌린다면 가입 후 실명인증을 할 수 있게 되고, 이후에는 다시 인증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지요.


현실은 이렇습니다 : http://blog.naver.com/dietone1/10030231400


 옛날에야 이런 저런 게임들 대부분이 뒷구멍으로 오곤 했었고, 그에 대한 법률적인 근거도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적으로 제제할 길이 없었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부모 입장에서 아이를 잘 관찰한다면 고등학생보다는 중학생 자녀의, 중학생보다는 초등학생 자녀의 게임 플레이를 충분히 건전항 방향으로 이끌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관련 규정 링크


 쭉 보시면 알겠지만, 청소년에게 술, 담배를 판매하는 행위나, 빨간 비디오를 판매하는 행위나, 게임을 판매하는 행위는 모두 같은 일이나 다름 없습니다.  이를 근거로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유해 게임으로부터 자녀를 지키기 위해 실천할 일들


A. 기본적인 환경 조성


 되도록이면 아이들로 하여금 집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해줍니다.  PC방에서 미성년자가 18세 이상 이용가 등급의 게임을 즐기는 경우, PC방 업주에게도 책임을 묻도록 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PC방 업주 협회에서는 이에 많이 반발하였고 또 이것이 실제로 잘 지켜지리라고 기대하기도 힘들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집에서 게임을 즐기는 아이를 지켜보는 일이 마음에 걸리시더라도 되도록이면 게임 시간에 대한 사전 합의 후에 마음 편히 집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해주세요.


 B. 게임플레이 관찰하기


 그리고는 아이가 즐기고 있는 게임이 어떤 것인지 먼 발치에서 지켜봅니다.  문화관광부 블로그에서 등급 심의 기준표를 보시고서 지금 아이가 플레이중인 게임이 아이에게 맞는 게임인지 확인해봅니다.  '저건 아닌데' 싶은 부분이 있다면 아이에게 묻거나, 패키지 게임이라면 게임 타이틀의 박스 뒷면 아래쪽, 온라인게임이라면 해당 게임의 사이트 하단에서 게임 등급을 확인합니다.  물론 아이의 거짓말에도 대비하셔야겠지요?  대충 웹에서 검색해보아도 알 수 있으니 확인은 간단히 할 수 있습니다.


C. 아이가 플레이할 수 없는 등급의 게임을 하고 있다면?


 콘솔 게임이나 패키지 게임이라면 일단 게임의 출처를 확인합니다.  구매해서는 안되는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는 경우라면 대부분 빌려 왔다거나 중고로 구입을 했을 것이고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부모들과 상의해서 주의를 준다거나 제제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게임 샵에서 구입을 한 경우라면 조금 이야기가 다른데, 제가 알고 있기로는 지금도 많은 게임샵에서는 불법복제 게임이나 국내에 발매되지 않은 게임, 성인 등급의 게임 등을 별 제약 없이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성인의 입장에서는 그런 것들이 유해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리고 그런 '유해할 수 있는' 게임들 중 재미있는 게임들이 많기 때문에 더욱 그렇지 않은가 싶습니다.  어쨌거나 이러한 경우에는 해당 가게에 가서 경고를 한다거나, 관련 기관에 신고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습니다.  반복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아이를 너무 나무라지는 않는 편이 나을 겁니다.


 온라인 게임의 경우라면 조금 복잡해집니다.  자기 나이에 맞지 않는 온라인 게임을 하는 방법이라고는 주민등록번호 도용밖에는 길이 없는데, 그런 경우라면 아이와 많은 대화를 나누어야 하겠지요.  도용 문제에 대해서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의 경우 아이가 어떻게 그런 걸 할 수 있겠느냐고 생각하실는지도 모르지만, 타인의 주민등록번호가 게임 포럼이라든가 그 외의 경로를 통해 공공연하게 돌고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부모의 주민등록번호와 핸드폰이 가장 좋은 유출 경로일 수 있다는 걸 이해하신다면 이러한 경우에 대해서도 알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에게 명의 도용 문제가 옳지 않은 일이라는 걸 알려주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 되겠습니다.











하지만 부모도 아이들이 즐기는 게임을 이해해야


 원론적인 이야기이지만, 주위의 조카들이나 아이가 있는 가정을 보면 가정 내에서 잘 관리되지 않는 것들이 위와 같은 사항들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유해한 게임으로부터 아이를 지키는 방법에 대해서만 언급하기로 했기 때문에 아쉬움이 좀 남는군요.  아이가 즐기고 있는 게임이 유해한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은 상당 부분 부모에게 달려 있습니다.  술은 분명 미성년자가 마시면 안 되는 것이지만, 우리네 부모님들이 가끔씩 한 잔 권해 주셨던 것처럼, 성인을 위한 등급의 게임일지라도 부모에 따라서는 굳이 규제하지 않아도 좋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또, 아이가 생각할 때에는 이 게임이 자기가 해도 될 만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부모가 무조건 안 된다라고 말을 해도 분명 부모 자식 간의 트러블이 생길 수 있을 것입니다.  상식적인 선에서 부모가 이러한 트러블을 예방하려면 어느 정도는 부모 역시 게임에 대해 알아야 할 것입니다.  술을 전혀 못 하시는 한 어머니는 술은 무조건 청소년에게 나쁜 거라고 아이들에게 가르치기도 했었는데, 여러분들은 그런 훈계에 동의할 수 있나요? 마찬가지로 게임을 전혀 모르는 부모가 비슷한 말을 할 때 아이들은 받아들이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충분한 대화와 부모의 이해가 필요할 거라 생각합니다.


 간혹 저처럼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학부모와 교사의 적으로 몰아세우는 분들이 있기도 한데, 게임 개발을 하는 곳에서도 컨텐츠의 유해성이라든가 중독 문제에 대해서는 꽤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편입니다.  유저들이 건전하게 꾸준히 즐겨주는 편이 게임 타이틀이 롱런하는 데에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고, 그런 이슈들 때문에 몰려드는 비판의 목소리, 정부의 규제 등이 매우 불편하기도 하니까요.


 잘못된 부분이나 추가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댓글을 남겨 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에는 중독성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꿈꾸고 원하고 이뤄라
http://www.eer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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